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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사랑고시텔)-고시원 운영기

14화-사업이란 무엇인가?

기업은 이윤추구가 첫번째 목적인가? 아니면 사람이 우선인가?


기업은 크나 작으나 첫번째로 추구 하는 것은 이윤의 극대화 이다.

아무리 소상공인이지만 이윤이 남아야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206호는 약속대로 방을 뺐다. 아무리 깨끗이 청소를 해 놓았다지만 마무리를 해야 하는건 내 몫이다. 물걸레 청소와 소독등을 하기 위해 206호 방문을 열어보니 컴퓨터 스피커를 놓고 갔다. 꽤 값이 나갈거 같은 스피커이다. 청소를 해 놓은 상태에서 모르고 놓고 갈 일이 없을 텐데....  바로 206호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나-여보세요. 컴퓨터 스피커를 놓고 가셨네요? 가져 가실거죠?

206호 아내-혹시 사장님 필요 하지 않나 해서요. 사장님이 필요하시면 쓰세요.

나-(컴퓨터 스피커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그것도 상당히 고가의 스피커이다.)아.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스피커가 필요 했는데 잘 쓸게요.

206호 아내-저희 집에도 스피커가 있어서 일부로 놓고 간거예요. 남편이 그러는데 보통 헤드폰을 사용해서 거의 쓰지 않은 스피커라고 하더라구요. 잘 쓰세요.

나-잘 쓸게요. 하시는 모든일들이 다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시원 사업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고시원에서 거주하는 분들은 비교적 몇달 내에서 거처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쓸만한 물건들을 놓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런 물건들은 잘 닦아서 인터넷 싸이트 중고네이션에 올리면 부수입으로 짭짤 하다는 것이다. 나 또한 컴퓨터 스피커가 있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으로 중고네이션에 올려 운영비에 쓰기로 했다. 고시원 사업에는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좀 있다. 첫번째는 입실자들이 놓고간 물건들을 파는 경우이고 두번째는 실질적으로 입실은 하지 않고 입실료만 내는 경우도 있다.(이런 경우는 합법과 불법이 애매하긴 하지만 운영자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방을 잡고 입실을 하기 때문에 마다 할 이유가 없다.입실자는 개인 사정으로 머물지 못할 뿐 그런 개인사정 까지 운영자가 알 필요는 없다. 이런 경우가 가장 부수입이 큰 경우이다.)세번째는 원내에서 술은 마시면 안되는 강력한 조항이 있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술은 마시되 별다른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된다. 갑자기 부수입 이야기 하다가 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요즘 술병에 보면 보증금 제도라는 것이 있다. 하루에 평균 15~20병정도가 나온다. 그걸 모아 놓았다가 날잡아서 마트(마트 한 곳당 30개 제약)에 가서 팔면 이것도 무시 할 수 없는 수입이 나온다.네번째는 코인 건조기이다. 오백원 동전이나 천원 지폐로 건조기를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부수입으로 괜찮다.)

사업을 하기 위해선 이런 꼼꼼한 수입까지 다 챙겨야 한다. 이윤의 극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돈 되는 것은 다 한다"라는 목표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9호처럼 장사가 안되어서 입실료를 못낸다는 입실자들에게  야박하게 빨리 돈 내놓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따뜻한 휴머니즘적인 뭐 그런것이 필요 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사업을 유지 해 나가기 위해선 2인실 인 209호의 입실료를 받아야 한다. 나는 209호 아주머니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나-따르르릉~따르르릉............. (한참을 기다려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에 209호 아주머니가 아닌 어떤 젊은 여자의 목소리이다.)

209호?-여보세요. 흐 흐 흐 억 아 아 흐 흐 (우는 소리다)

나-제가 전화를 잘못한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209호?-아뇨. 잘못한거 아니에요. 저는 최 ㅇ ㅇ씨 딸 이에요. 흐 흐 흐 억 억...

나- 무슨 일이시죠? 어머니는 어디 계시죠?

209호?-(갑자기 더 크게 울며) 아 아 으 으 악 악.......엄마가요...엄마가요..

나-말씀해 보세요..

딸은 더 격앙된 목소리로 울고 불고 난리가 났고 나는 진정시키기에 급급했다. 이게 무슨일인가? 왜 빨리 대답을 안하는가? 나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닌 텐데...입실료를 안내려는 쌩쇼 인가? 아니면 휴머니즘적으로 장사가 안되어서 맘고생 하시다가 병을 얻어 입원을 하셨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15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