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잡(사랑고시텔)-고시원 운영기

12화-사건의 전환

206호의 사생활


고시원 문을 똑똑 두어번 두드린 다음 조심스럽게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온 젊은 여자.

방을 보러 온 사람 같아 보여 나는 최대한 웃음 띤 얼굴로 "방보러 오셨나요?"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방문객-그건 아니구요. 사람을 찾으러 왔어요. 혹시 김 ㅇ ㅇ씨가 여기에 거주 중인가요?

나-(입실자 명단을 재빠르게 스캔해본다) 아~김 ㅇㅇ씨요? 206호에 거주 중인신대요. 무슨일이시죠?

방문객-저는 그분 아내 되는 사람인데요. 회사 동료 분에게 물으니 여기에 방을 얻어 가끔 들리신다고 해서 확인차 보러 왔어요.

나-(가끔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낸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그렇군요. 결혼까지 하신 분이 여기서 왜 지내시죠?

방문객-괜찮다면 206호 방 좀 볼 수 있을까요?

나-그래도 아직은 완전히 신분 확인이 안된 상태에서 방문을 열어주는건 안되는데...어쩌죠?

방문객-그럼 제가 206호분한테 직접 전화해서 허락을 받을게요. 그럼 됐죠?

나-그럼 전화 하시고 저를 바꿔 주고 통화를 한다음 열어드릴께요. (여자는 얼릉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를 건다. 얼핏 보니 여자의 핸드폰 화면에 비춰진 문구엔 내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한참 만에 전화를 받은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206호의 목소리가 확실하다.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여자가 고시원이라는 사실을 밝히니 목소리 톤이 올라가며 버럭 화를 내는 듯 싶다.)

방문객-여기 사장님과 통화 하고 방문을 열테니 통화 해봐.(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방문을 열지말라는 듯 사정 하는것 같다.그리고는 나에게 전화기를 넘긴다)

나-여보세요. 지금 아내분이 찾아오셔서 방문을 열어 본다고 해서 열어 줄게요.

전화기(206호)-아뇨...그냥 열지 마세요. 제가 알아듣게 설명 할테니까. 다시 좀 바꿔 주세요.

나-참 난감 하네요. 열어 드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열어드릴 수도 없는 상태라서요.

전화기(206호)-제발 열어주지 마세요.와이프 좀 다시 바꿔 주세요.( 얼마나 다급했는지 사정을 한다.도대체 방안에 뭐가 있길레 저렇게 까지 사정을 하는지 더 궁금해 지는 상황이다.)

나-네. 알겠습니다. 다시 바꿔 드릴께요.(더 궁금해 지는 상황속에서 일단 다시 여자에게 전화기를 내밀었다.)

방문객-(화를내며) 다 필요 없어. 나 이대로 가면 그냥 오늘로서 다 끝내.(펑펑 운다)

나-진정 하시고 저에게 대충 설명좀 해주시겠어요? 그렇다면 신분 확인도 되었으니 제가 지금 열어드릴께요.

전화기(206호)-(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음성) 아뇨. 내가 거기로 지금 갈께요.

방문객-그냥 열어주세요. 제가 다 책임 질게요.(전화를 끊는다)

나-(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한 상태에서 마스터키를 찾으로 사무실로 들어 갔다. 뭐가 들어 있을까? 방안에 들어 있으면 안되는 게 있나? 시체? 아님 어디서 절도해 온 물건들? 그것도 아니면 다른 여자사람이 들어 있나? 그렇잖아도 201호 때문에 복잡한 내 머리가 더욱 카오스 상태로 빠져 들어가는 상황이다. 난 누구? 여기는 어디? 라는 문구가 절로 떠오른다.키를 들고 사무실에서 나와) 같이 가시죠. 열어 드릴테니 가서 같이 보시죠.  (여자는 내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온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보았다. 방문을 열자 마자 여자는 오열을 한다.)

방문객-이 인간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흐 흐 흐 억 억 억....

방문을 열어보니 마치 피씨방에 온거 같은 느낌이다. 모니터 두개에 헤드폰과 왠지 느낌상으로 꽤나 값 나갈거 같은 데스크 탑 등이 눈에 띈다. 사실 206호는 중소기업 임원급 회사원이다. 그는 게임 중독자이다. 결혼전 철썩 같이 게임을 끊는다고 약속해서 결혼을 했지만 결혼 후 밤을 새며 게임을 하고 회사에 출근을 하는 날이 허다 했다고 한다. 몇번 모니터와 pc를 팔아 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다시는 안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몇달이 흘러도 게임을 안하는거 같아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지만 며칠전 회사 동료가 첩보를 줘서 설마설마 하고 여기를 찾아 왔다고 한다. 206호는 완전히 아내를 속였다. 여기서 게임을 할때면 야근을 해야 한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댔다고 한다. 동료들에게도 철저히 입단속을 시켰지만 그 중 양심이 있는 동료가 그의 아내에게 더이상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고 해서 사실대로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세상에 별의별 사람이 다 사는 구나. 이해 할 수 없었다. 또 한편으론 이 지구상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이 보다 더 한 사건의 현장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라며 조금은 이해해 보려 했지만.....역시나 이해가 안간다. 그럼 결혼 하지 말고 차라리 게임이나 하면서 살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찌 되었건 이런 사실들은 나에게는 매우 안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빈방이 하나 더 늘어나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여자의 울음소리가 꽤나 커서인지 201호가 방문을 열고 나온다. 그냥 잠이나 잘것이지 무슨 참견을 하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201호-아 정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네..뭔 난리야.

방문객-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주무시지도 못하고.....

나-(201호를 향해서)아무일도 아니니 신경 끄시고 들어가세요.

201호- 아무일도 아닌데 아침부터 울고불고 난리야? 아 증말 짜증나 죽겠네..씨 x..(하며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한참이 지나서 206호에게 전화가 왔다. 거의 다 왔으니 거기에 있으라는 내용 같았다. 여자는 201호 때문인지 울음을 뚝 그치고 고시원 밖으로 나가 남편을 기다린다고 한다.

나는 201호의 행동이 너무 싫어서 201호의 방문을 두드렸다.

201호-(상당히 짜증을 내며) 누구야?

나-누구긴요. 나에요. 문열어보세요.

201호- (살포시 문을 열며)뭔 일인데? 자꾸 사람을 귀찮게 만들어?

나-나도 참을 만큼 참았고 우 ㅇ ㅇ씨한테 어느정도 내막을 들었기 때문에 가만히 안있어요. 여기서 맘 편히 살려면 앞으로 행동 조심 하세요.

201호-(방문을 확 열어 제끼며)뭐야? 아 증말 짜증나내. 뭐라고? 다시 말해봐. 이 x x가 오늘 죽을라고 환장을 했나?

나-지금 부터 나에게 한마디라도 밥말을 하거나 욕설을 했을때는 녹음을 해두었다가 모욕죄로 신고 합니다. 또한 남의 사업장에서 업무를 방해하면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201호 사장님때문에 지금 부터 퇴실자가 나온다면 다 손해배상 청구 합니다.(핸드폰에 녹음기를 키고 201호에게 보여주며)

201호- 뭐?( 녹음기가 작동되는 것을 바라보며 점차 목소리 톤도 낮아 진다) 아니 쉬는데 시끄럽게 하면 어떻게 쉬어요.

나-201호 사장님은 다른 입실자들 쉬는데 시끄럽게 하지 않았나요? 제가 본것만도 한두번이 아닌데....오늘 입실자 전원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서 201호사장님 때문에 불편사항들이 있었다면 민원 받을 예정입니다.들어오는 민원들  다 모아서 자료 정리해 놓았다가 필요할때 쓸겁니다.

201호-와..이 x....(라고 하면서 목소리가 사그라든다.)그래..요 맘대로 해보쇼. 문을 닫고 다시 들어간다.

나-(201호 문을 향해) 아니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그렇게 하시면 안되요.

나는 여자가 붕금해 다시 고시원 문을 열고 나가 보았다. 여자는 밑으로 내려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206호가 와서 같이 갔나? 다음은 일을 어떻게 진행 할까? 나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13화 계속..

 

 

 

 

'투잡(사랑고시텔)-고시원 운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화-사업이란 무엇인가?  (0) 2020.07.30
13화-무너지지 말자  (2) 2020.07.20
11화-청년 우씨의 항변...  (0) 2020.07.07
10화-건물주의 분노...  (2) 2020.07.03
9화-해결책은 있나?  (2)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