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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사랑고시텔)-고시원 운영기

6화-새로운 사실들

저녁 때 쯤 207호 아저씨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방빼요.. 

빈방이 하나씩 늘어갈 때 마다...내 심장도 같이 줄어드는 듯 하다. 이것 가지고 이렇게 기운 빠지면 안된다. 열심히 해서 다시 채워 놓으면 되지...화이팅 하자.. 할 수 있다.  여기저기 광고를 해보려고 고시원 전문 광고 업체들을 검색해 보았다. 그 중 고XX, 피xx, 룸엔xx 등 광고가 잘 될거 같은 업체들을 선정해 광고를 의뢰 했다. 빈방을 채워 놓기 위해선 무엇보다 광고가 잘되어야 하기 때문에 과감히 광고비에 투자 했다. 

이제 광고도 했겠다..다시 만실을 채워 보자.

사실 무슨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광고와 마케팅은 기본이라는 것을 20여년 음악학원을 운영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나다.. 사업이 커지면 직원도 두고 더 키워서 상장도 하고..... 누구나 그런 꿈을 꾸지 않겠는가? 하지만 현실은......너무 힘들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현실을 살펴 보면 10에 9은 5년안에 폐업한다라는 통계를 보았다. 씁씁하다.

이런 전쟁터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이 한몸 받쳐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 열심히만 해서도 안되고 전략적으로 나가야 한다. 앞으로 고시원도 잘 운영 하려면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아침에 고시원에 출근을 했더니 낯선 사람 둘이 고시원 정문에서 서성였다.

나-무슨일이시죠? 누구 찾아 오셨나요?

낯선사람1-혹시 207호에 문 0 0 거주 하시죠?

나- 어제 저녁에 방 빼셨는데요. 저는 여기 운영자 인데....무슨일이시죠?  

낯선사람2-다름이 아니고 저희는 송파경찰서..형사 누구 누구입니다. 사기건으로 신고 받고 조사 나왔는데 어디로 옮긴신다는 말은 없으셨나요?

나-아 그렇군요. 근처에서 호프집을 한다고 했구요.  어제 여기가 불편하다고 가게 한켠에 방을 내서 거기서 지낸다는 말만 들었을 뿐 정확히 가게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낯선사람1-네. (명암을 건네며)그럼 혹시 연락이나 이 쪽으로 오면 여기로 전화 좀 주세요. 감사합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여기가 불편하다고 하더니 결국 도망간건가? 그래도 방세는 받을 것도 없고 줄것도 없으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이 일을 하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경찰들이 드나들고...사기꾼,도둑놈들이 천지인곳이 고시원??? 아니야....고시원은 말 그대로 고시공부를 하기위해 오는 곳이고  여기서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들도 많이 나왔을것이다...물론 확인된건 없지만...그렇게 믿고 싶다.

나는 서둘러 일을 시작했다...207호 빈방부터 깨끗이 청소했다. 비교적 깨끗하게 써서 그런지 빈방 청소는 금방 끝이 났다. 복도를 통해 주방으로 가던중....전화 벨이 울렸다. 211호 아가씨 였다.

211호-여보세요. 저기 제가 실수로 방세를 보낸다는 게 전 사장님한테 보냈어요..어떻게 하죠?

나-그래요? 그럼 제가 전화 해서 보내달라고 할게요.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다음 부터는 바뀐 계좌로 보내 주세요.

211호-네. 죄송합니다..

나는 바로 전 원장에게 전화를 했다. 211호 아가씨가 실수로 원장님 계좌로 입실료를 보냈다는데..확인 해 보시고 제 계좌로 좀 넣어 달라고...하지만 전 원장은 나에게 들어 온 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럼 211호 아가씨는 누구에게 보낸것인가? 설마 안보내고 거짓말을 하는건 아닐텐데.... 

그러더니 전 원장은 갑자기 말을 더듬으며...뭔가 할말이 있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내가 인수인계 받기전 고시원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할것이 있다고 했다...

7화 계속....